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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리뷰] 개선했는데 불편한 UX - 마비노기 UX/UI 개선 편

by 비둘기사용자 2024.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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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편한 UX를 경험, 개선한 UX가 불편함을 느껴 많은 유저들의 원성을 받아 다시 롤백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UI/UX 디자이너로서 레퍼런스를 서치 할 때, 모르는 분야면 비슷한 앱을 여러 개 다운받아서 하나씩 써보고 많이 쓰는 UX플로우, UI형태를 수집하여 생뚱맞은 화면을 구성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익숙하지 않음은 곧 불편함을 낳으니 UX디자이너로서는 꼭 중요시해야 할 과제였다.

 

UX플로우가 불편하지 않은지 검증할 때는 항상 '목표'를 가지고 해야만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냥 이거 눌러보고, 저거 눌러보고 음 문제없네. 이러면 문제발견을 하기 어렵다.

'목표'란 예를들면 이런 것이다.

결제 관련 UX를 만들었다고 치면, '홈화면에서부터 특정 물건을 선택하여 결제하려고 한다.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비밀번호 또는 생체인증에 계속 실패하여 결제가 취소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이 루트대로 갔을 때 이상한 점이 없는지, 결제가 취소되었을 때는 A화면이 나오는 걸로 기획되어 있는데 그 화면이 쌩둥 맞게 느껴지지는 않는지. 그런 것들을 프로토타입툴로 돌려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면 다시 분석하고 개선한다.

 

이런 식으로 개선은 하나, 그러면서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바로 이 앱을 매일매일 특정 루틴으로 사용하는 유저들은 과연 편하게 느낄까?라는 것...

UX디자이너는 가설을 설정하고 그것을 검증하고, 리서치를 하여 가장 편안한 UX를 만들어내지만, 가설은 어디까지나 가설이기 때문에 이 앱을 정말 필요로 해서 사용하는 유저들은 편안하게 느낄까 라는 점이 걸렸었다.

 

나는 게임회사 종사자는 아니지만, 한 때 게임회사를 목표로 할 때 게임 현황 분석 같은걸 꽤나 했었다. 그때 느낀 점은 정말 게임을 열심히 한 올드유저가 아니면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이었다. 며칠 리서치하고 분석한 것으론 부족한 게 당연히 많았다. 이전 게임 관련 학원을 다닐 때 현업에 계셨던 선생님이 '유저들이 게임 제작하는 종사자들보다 더 게임을 잘 알고 개발자들도 모르는 기능들을 파악하고 있다.'라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사실 당연한 거다.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벨런스패치가 이루어지고, 콘텐츠 개선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찐 유저'를 만나보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하고 있는 게임에서 UX/UI를 개선하였는데 오히려 불편감만 많이 늘은 사례가 발생했다. 분명 많은 인원들이 투입되어 분석을 하고, 리서치를 하고, 가설설정을 하고 여러 시뮬레이션도 해본 후 만들어진 UX가 아닐까 생각 드는데 너무 불편하여 결국 롤백되는 결과까지 낳은 이 사례를 나는 이 게임을 오래도록 한 올드 유저로서 어떤 점이 불편했는지 비교하는 글을 남기고자 한다.

 

글로 가져가고자 하는 목표

-오랫동안 해당 서비스를 사용한 유저의 리뷰 '찐 유저' 셀프로 만나기

 

출처 : [마비노기] 20주년 판타지 파티 '2024 여름 쇼케이스'

오늘 소개할 UX 분석글의 주인공은 내가 시작한 지 20년 가까이 된 '마비노기'라는 게임이다. 넥슨의 장수게임 중 하나이며, 꽤나 고인물 유저들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이다.

최근 20주년을 맞아 '판타지파티'라는 행사를 열고, 그 안에서 다음 패치에 무엇이 변경되는지를 발표하는 '쇼케이스'를 했었다. 이 쇼케이스에서 마비노기는 UI를 개선한다는 발표를 했다.

 

마비노기가 UI를 개선한다고 한 이유는 알 것 같다. 마비노기의 UI는 꽤나 갈라파고스화되어있다. 갈라파고스화되어있다는 것을 나는 몇 년 마비노기를 접었다가 돌아왔을 때 깨달았다. 10 몇 년간은 학생 때였기 때문에 꾸준히 할 수 있었고 꾸준히 마비노기의 UI/UX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불편함을 몰랐다. 그러나 취업, 학업에 의해 마비노기를 몇 년 접었다 돌아왔더니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편함이 느껴졌다. 마비노기의 UX는 전체적으로 조금 불편하다. 그것이 UX설계의 문제만은 아니게 느껴진다. 예상해 보건대 오래된 게임이기 때문에 기능이나 콘텐츠를 추가하게 되면서 현실적으로 유저에게 불편감을 주어야만 하는 현실적으로 타협할 수밖에 없는 개발이 이루어졌을 수 있었을 것이다. 몇 번 UI가 시대가 변함에 따라 변하긴 하였으나 기본 틀은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변경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출처 : [마비노기] 20주년 판타지 파티 '2024 여름 쇼케이스'

쇼케이스 당시, 나는 행사장에서 멀리서 화면을 보며 '음? 외관은 꽤나 괜찮네. 쓰기에도 괜찮지 않을까? 다른 게임에서 보던 UI 같네. 마비노기 특유의 갈라파고스화된 UI와 UX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다른 유저의 유입을 바라는 것 같은 그런 의도가 담겨있는 것 같네. 처음 온 유저던, 올드 유저던 누구라도 헤매지 않도록...'이라는 생각을 했다.

 

전 문단에 서술하였듯이 마비노기의 UI는 꽤나 갈라파고스화되어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전보다 그나마 트렌디해 보이는 식으로 바뀌어있는 외관만은 그럴 듯 해 보이는 UI를 보고 이것을 볼 때 당시는 마비노기 판타지파티 당일, 줄에 매우 지치고 외부활동에 지친 상태였기 때문에 외관만 보기 좋게 만든 UI에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어떤 점을 개선한다고 하였을까? - 블랙스미스 상점 편

상점-블랙스미스 도면 구매창. 좌 - 원래 마비노기 UI (가방형) 우 - 개선한 마비노기 UI (리스트형)

마비노기는 개선사항을 대략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마비노기의 상점 UI는 조금 불친절한 상태이다. 게임 아이템인 블랙스미스 도면을 사려할 때 이름이 전혀 보이지 않아 마우스로 하나하나 올려보면서 원하는 아이템을 사야만 했다. 따라서 리스트형으로 변경하고, 이름과 가격을 마우스를 올리지 않아도 보이게 개선한다는 것이었다. 

 

쇼케이스 때 이 화면을 소개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했었다. 앱이나 게임이나 UI가 변경되면 처음엔 불편함을 느끼긴 하지만, 뭐 익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UI 개선 패치날이 와서 빨리 써보고 어느 점이 좋은지 생각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눈으로 보고 머리로 시뮬레이션하는 것과, 실제로 써본 것은 매우 달랐다.

 

문제는 실 플레이 중 나의 마요네즈 퀘스트 구매 단계에서 발생했다.

요리퀘스트에서 생긴 문제점

기존 마비노기 상점 UI (가방형)

마비노기에서 캐릭터를 키우는데 쓰이는 '교감의 브리'를 얻기 위해 수행하는 반복퀘스트다.

쉽게 깨기 위해 '마요네즈 만들기' 요리퀘스트를 하곤 하는데, 기존은 이랬어야 할 UI가 패치 이후 들어가니 갑자기 불편해졌다.

패치 후 UI (리스트형) - 마요네즈 만들기 퀘스트는 어디 있을까요

문제점은 이 스크린숏을 보시는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마비노기 유저가 아니라도 알 수 있다. 아이템명이 '요리 퀘스트'이고 그 안에 '마요네즈 만들기'라는 미션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블랙스미스 도면 아이템과는 차이점이 있다.

아이템 명이 안 보이는 건 똑같은데, 리스트형으로 스크롤이 생겨버려 원하는 퀘스트를 찾는 것이 더욱 불편해졌다.

 

기존 : 글리니스와 대화 -> 거래를 한다 클릭 -> 퀘스트 탭 진입 -> 원하는 퀘스트를 마우스로 올려보며 찾기

패치 후 : 글리니스와 대화 -> 거래를 한다 클릭 -> 퀘스트 탭 진입 -> 원하는 퀘스트를 스크롤을 올리고 내리며 마우스를 올려보며 찾기 / 심지어 검색은 불가 (마요네즈 퀘스트가 아이템명이 아니기 때문에)

 

패치 이후 스크롤을 한 번 더 올리고 내리며 찾아야 한다는 게 하나 더 추가되었다. 더욱 할게 많아진 것이다.

 

다행히 마요네즈 만들기 퀘스트는 스크롤을 내리지 않아도 찾을 수 있었지만, 다른 퀘스트라면 스크롤을 내렸어야 했다.

 

이러한 문제가 많아 유저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유저 반응이 궁금해 유저들이 많이 활동하는 카페에도 들어가 봤는데 롤백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얼마 안 가 기존 UI 도 사용할 수 있게 패치를 해주어서 편안하게 사용하고 있다.

출처 마비노기 공지 https://mabinogi.nexon.com/page/news/update_view.asp?id=4892079

 

요리 재료 구매에서의 문제점

 

마비노기는 요리를 할 수 있다. 요리재료를 살 때도 패치된 UI는 문제를 야기시켰다.

원래는 식료품 란에 굉장히 여러 종류의 아이템이 한눈에 보여 바로바로 구매할 수 있었는데, 패치 후는 첫 스크롤에 단 3종류의 아이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

1,5,10,20 단위의 아이템이 반복하여 있는 것은 이전엔 마비노기에 낱개로 숫자로 입력하여 구매하는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유저 편의성을 위해 소분된, 묶어서 파는 아이템을 종류별로 만들어 준 것이었다.

그러나 UI를 리스트형으로 바꿀 것이었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이게 하기 위해 이 아이템들은 하나로 합치고 개수를 입력해 사는 식으로만 바꿔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 바꾸고 싶다면 말이다.

 

UI, UX를 바꾸면 기획을 바꾸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아니나 마비노기엔 너무 많은 콘텐츠들이 자리 잡혀있어 전부 바꾸기가 쉽지 않고, 이걸 바꾸면 저게 문제가 되고 저걸 바꾸면 이걸 다 갈아엎어야 하고 이런 문제가 종종 발생할 것 같다.

 

최악의 경우 아이템이 2종류만 보인다.

예를 들면 나는 새우 조련미끼 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새우를 구매해야 했는데, 이 리스트형으로 새우 아이템을 사기 위해 마우스 휠을 3번 정도 크게 굴렸다.

검색기능을 쓸 수도 있겠다. 그러나 검색 기능도 할 일이 늘어난다.

 

기존(가방형) : 1. 새우 찾기 2. Ctrl 키(마비노기의 구매전용 단축키) + 새우 아이템 Click

리스트형 : 직접 눈으로 보고 찾아서 구매하는 경우 - 1. 스크롤 무한 내리기, 2. 새우 찾기 3. Ctrl + 새우 아이템 Click..

                  검색하여 구매하는 경우 - 1. 검색창에 마우스 클릭  2. 검색어 입력을 위해 '새' 를친다. 3. 다시 마우스를 잡는다 4. Ctrl + 새우 아이템 Click..

 

너무나도 귀찮다. 유저를 귀찮게 하지 말자. 생각하게 하지 말자!

 

스타트업에서 UI/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 업무 등에서 느낀 사용자 경험에 대한 기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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